3월이 되자 추위가 사그라졌다. 바야흐로 대게의 시기이다. 지금이 가장 살이 차고 맛있다.
더워지면 금어기에 들어가니 서둘러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게가 많이 나오는 울진으로 진짜 게 맛을 보러 떠나자.
죽변항
새벽 3시에 항구를 떠난 배들이 왕돌초에서 돌아왔다.
후포항 풍경
울진의 죽변항과 후포항으로 우리나라 대게 생산량의 3분의 2가 잡혀온다.
후포항 풍경
쏟아져 나온 대게들을 한 마리 한 마리 뒤집어 눕혀 크기별로 가지런히 정렬시킨다. 경매는 빠르게 진행된다.동해의 대게는 왕돌초에서 잡아 온다. 왕돌초는 대게뿐 아니라 각종 생선, 문어, 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과 수중생물들이 살고 있어 울진 어민들을 먹이고 살리는 귀중한 암초이다.
울진대게도 영덕대게도 모두 왕돌초에서 온 것들이다. 사람은 태어난 장소로 출신지를 가리지만 대게는 판매되는 장소로 그 출신지를 나눈다. 그래서 왕돌초대게가 아닌 울진대게, 영덕대게 등으로 부른다.
대게는 크기가 커서 대게가 아니다. 물론 꽃게에 비하자면 엄청난 크기지만 대게라는 이름의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 길게 뻗은 다리와 마디진 모양이 흡사 대나무 같다고 해서 대게라 불리게 된 것이다.
속살이 눈처럼 하얗기에 영문 학명은 snow crab이다. 대게 중에 속이 꽉 찬 것은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박달대게라고 부르며 최고로 친다.
대게국수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대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으며 소화가 잘되어 체질이 허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좋다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또한, 껍질에 다량 함유된 키틴은 지방의 축적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대게 조리법은 단순하다. 찜솥에 넣고 증기로 쪄낸다.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다. 그 자체로 맛이 완성되어 있다.
찔 때 주의할 점은 두 가지가 있는데 살아 있는 상태로 찌면 안 된다는 것과 게딱지를 바닥으로 가도록 뒤집어 눕혀 쪄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채로 찌면 다리가 떨어지고 내장이 쏟아진다. 게딱지를 바닥으로 두지 않으면 내장과 육즙이 모두 빠져 맛이 없게 된다.
쪄낸 대게를 먹을 때는 양손만 있으면 된다. 껍질이 연해서 집게발을 제외하고는 가위 없이도 손으로 쉽게 찢을 수 있다. 하지만 홍게라고도 부르는 붉은 대게는 껍질이 단단하니 가위가 필수이다.
게딱지 볶음밥과 대게 매운탕도 빠지면 서운하다.
게 내장으로 볶아 만든 고소한 게딱지 볶음밥은 허전할 수 있는 배를 채워주고, 대게를 넣어 끓인 매운탕은 얼큰하고 시원함이 남다르다.
임금님께 진상했던 귀한 울진대게로 호사스럽게 한 상 배불리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어진다.
울진에서 진짜 게 맛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