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경음이 재생 되고 있습니다. 배경음을 듣고 싶지 않으시면 정지를 눌러주세요

01 ULJIN

옛 보부상길을 걷다

금강소나무길 1코스

‘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는 열두 고개를 넘어 봉화와 울진을 오고 간 보부상들의 길이다.

울진 소금과 미역, 건어물 등을 가지고 3박 4일을 걸어 봉화에 가서 팔고, 곡물과 담배 등을 사와 울진을 먹여 살렸던 길이다.

금강송이 울창한 보부상길을 걸으며 이제는 사라진 그들의 역사를 만난다.

02 ULJIN

1구간 코스안내

코스안내

두천1리 - 바릿재(1.2km) – 장평(1.8km) – 찬물내기(6.5km) – 샛재(7.8km) – 대광천(9.8km) – 저진터재(12.2km) – 소광2리(13.5km)소요시간:약 7시간

기본정보
03 ULJIN

두천리 민박집에서 묵은 황토방과 정갈한 아침식사

2017-2018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금강소나무숲길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만 탐방이 가능하다.

하루 80명 선착순 마감으로 일일 탐방 인원을 제한하며, 반드시 해설사를 동반해야 한다.

금강소나무숲길을 관리하는 산림청에서는 매주 화요일 숲이 쉬는 날로 정해 울창한 원시림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주민의 집에서 민박 하고, 지역주민이 만들어준 음식을 권장하는 공정여행을 추구한다.

04 ULJIN

두천1리 십이령 전통주막촌 풍경

아침 9시에 출발해야 하기에 우리는 전날 미리 두천리에 도착하여 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에서 연결해준 두천리 주민의 집에서 민박을 하였다.

숙식을 위해 신청을 미리 하면 해당 마을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민박을 잡아 머물 수 있도록 해준다. 민박은 1인당 1만원, 식사는 1인당 6천원이다.

마을주민과 상생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깨끗하게 마련된 따뜻한 방에서 편안히 잠을 자고, 주인 어르신이 정성껏 차려주신 식사를 하고 길을 나서니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05 ULJIN

1구간 탐방의 시작

1코스인 보부상길 출발지에는 놀랍게도 보부상들이 모여있다. 오늘 마침 ‘보부상보존연구회’ 회원들이 보부상 차림으로 보부상길을 걷기 위해 온 것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등산화를 신은 독특한 멋을 지닌 보부상의 후예들과 함께 더욱 의미 있는 탐방이 기대된다.

06 ULJIN

울진내성행상불망비에 제를 올리는 보부상보존연구회

보부상회원들은 이곳 두천리에서 도착지인 소광리까지 13.5km를 떠나기 전 내성행상불망비에 제를 올렸다.

내성행상불망비는 보부상들 중 최고 지위격인 접장 정한조와 반수 권재만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비인데, 철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독특하다.

가난한 이웃을 도왔던 보부상들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강하고 영원하다는 믿음을 가진 철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일제강점기에 마을주민들은 이 기념비를 지키기 위해 땅에 묻었다가 해방이 된 후에 다시 세워 그들을 기렸다.

07 ULJIN

해설사와 함께 바릿재를 넘다

“자, 모두 떠날 준비 되었는가?”
한 보부상의 물음을 시작으로 여정은 시작되었다.

미역 소금 어물 지고 춘양장을 언제 가노
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숨을 헐떡거리며 오른 바릿재의 이정표는 고작 이정도로 엄살이냐는 듯 우리를 비웃는 것 같다. 소광리까지 남은 거리는 12.1km. 겨우 1.2km 움직였을 뿐이다.

08 ULJIN

소광리까지 넘어가는 재

오솔길을 걷는 보부상회원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영화 속 장면 같기도 하다.

걸음걸음이 심심해졌다 싶어지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노래를 시작한다.

옛날 그 시절에도 길고 긴 십이령을 걸으며 이렇게 노래를 하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었을 것이다.

09 ULJIN

태조 이성계를 살린 솜

“태조 이성계를 살린 솜이에요.”

보부상들의 패랭이에 달린 흰 솜의 이유가 궁금했는데 보부상회원의 설명으로 드디어 알게 되었다.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와 싸울 때 보부상 조직이 그를 도왔다고 한다. 어느 날 이성계가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을 때 곁에 있던 보부상 한 명이 가지고 있던 솜뭉치로 상처를 닦아내며 살렸다고 한다. 그 뒤부터 보부상 패랭이에는 솜뭉치가 달리게 되었다.

10 ULJIN

잠시 쉬어가는 시간

11 ULJIN

금강소나무숲길 풍경

산길은 무조건 한 줄이다.

둘이서 혹은 셋이서 나란히 걷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는 오르막은 심심할 틈이 없고, 내리막에서는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길에 지칠 때면 잠시 멈춰 쉬어가면 된다. 쉴 때도 모두 함께 쉰다.

불현듯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하늘하늘 예쁘게도 흔들리는 잎사귀들, 그리고 숲 가득 뿜어지는 피톤치드는 힘겨움을 단숨에 보상해준다.

12 ULJIN

황장봉산 동계표석

저 멀리 황장봉산 동계표석이 있다는 해설사 선생님의 말에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계곡 건너를 살핀다.

‘황장봉산의 동쪽 경계는 조성으로부터 서쪽으로 이십리에 이른다’고 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진 표식이 있다.

이 표식은 조선시대 특별한 관리를 받았던 울진 소광리 숲의 소나무에 관련하여 산림문화자산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13 ULJIN

운치가 있는 숲속풍경

14 ULJIN

찬물내기 쉼터에서 먹는 꿀맛 점심

찬물내기에 도착하니 식사를 실은 차가 미리 도착해 있다.

밥과 각종 나물이 담긴 대접이 인당 한 그릇씩 나눠진다.

고추장을 한 수저 푹 퍼넣고 싹싹 비비니 일품요리가 부럽지 않다.

식사를 담당한 마을 주민분은 식사 후 마실 냉커피까지 넉넉히 준비해 오셔 탐방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산속에서 마시는 구수하고 시원한 냉커피 한 잔이 쌓인 피로를 날린다.

15 ULJIN

셋재로 향하는 길에 만난 조령성황사

식사를 마치고 깔딱고개라 불리는 샛재를 향한다.

숨이 깔딱 넘어갈 만큼 힘이든 이 재를 넘을 때면 새조차 쉬어간다고 하여 샛재라고 한다.

샛재에는 조령성황사가 있다. 보부상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성황당이다.

보부상회원들은 이곳에서도 경건히 제를 지낸다.

오솔길가에는 날이 저물면 보부상들이 머물다 간 주막의 흔적도 드물게 남아있다.

16 ULJIN

샛재를 넘어가다

샛재에는 하늘 높이 곧게 솟은 훌륭한 금강송들이 모여 있는데 번호가 쓰인 나무들이 눈에 띈다.

숫자가 쓰인 금강송들은 문화재로 쓰일 소나무로 특별히 관리된다고 한다.

언젠가 베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렇기에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못생긴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을 한 번씩 읊게 되나 보다.

17 ULJIN

대광천초소를 지나며

18 ULJIN

저진터재를 넘으며

대광천초소에서 반짝이는 물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너삼밭터를 지나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고개인 저진터재를 넘는다.

온몸이 땀으로 젖게 되는 고개라 하여 저진터재로 불리게 되었다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샛재보다 저진터재가 가장 힘들다. 하지만 이 재가 마지막임을 알기에 더욱 힘이 난다.

19 ULJIN

샛재를 넘어가다

소광리에 도착했다.
도착지에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십이령 주막이 있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고쳐 소광리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펜션과 주막이다.

20 ULJIN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마무리하는 소나무길

“막걸리 한 잔 해야지!”
봉화에서 온 보부상들이 밝은 목소리로 우리를 부른다. 함께 땀 흘리며 걸었던 7시간의 여정에 동료애가 생겼다.

아마 백 년 전에도 봉화 사람, 울진 사람 할 것 없이 같은 길을 걸으면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산적들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여럿이 뭉쳐 다녔다고 하는데 먼 길을 걷기에 혼자보다는 둘, 셋, 많을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