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경음이 재생 되고 있습니다. 배경음을 듣고 싶지 않으시면 정지를 눌러주세요

01 ULJIN

옛 길에 남겨진 오랜 풍경과 이야기를 만난다

울진 왕피천 제1-1코스 탐방로

삼근리에서 출발하는 이번 코스는 쉽지 않은 산행을 각오해야 한다. 해설사 선생님들도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신다.

하지만 힘든만큼 깊이 있는 역사와 아름다운 산세, 원시 자연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으니 손해는 아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길러낸 노송들을 비롯하여 놓칠 수 없는 귀한 풍경과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불영사도 한눈에 담는다.

왕피천 두 번째 여정에는 항상 밝고 긍정적인 해설사 심현자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동료 선생님들이 함께 하셨다.

02 ULJIN

1-1구간 코스 안내

코스안내
  • 코스 : 삼근리 왕피천 탐방안내소 - 박달재 옛길 – 박달재 초소 임도- 거북바위 – 노송군락(소나무 분재) - 불영사 - 불영사식당
  • 길이 : 약 10.4km
  • 소요시간 : 약 5-6시간
울진 왕피천 생태탐방안내소
  • 위치 :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1710
  • 문의 : 왕피천에코투어사업단 054-781-8897
    대구지방환경청 왕피천환경출장소 054-783-9372~4
03 ULJIN

탐방을 출발하는 해설사 선생님들

삼근리 왕피천 탐방안내소에서 오늘의 탐방은 시작된다. 삼근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첫째로 세덕산, 척축산, 통고산 이렇게 세 개의 산이 마을을 두르고 있는데 그 산들의 뿌리가 된다는 의미로 삼근(三根).

두 번째로는 산으로 둘러진 마을에 바람이 불 때면 그 바람이 너무 강해서 세 근이나 되는 돌들이 날아다녔다고 하여 삼근(三斤)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04 ULJIN

박달재 옛길 속으로 향하는 길

옛사람들이 이용하던 길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박달재 옛길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이 좁은 길로 왕피리 마을에서 삼근리 마을을 오갔다.

당시에는 힘들게 장을 보고 돌아가던 길을 지금은 숲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거닐고 있으니 괜스레 호사스러운 기분이 든다.

05 ULJIN

봇도랑길

06 ULJIN

오소리굴과 똥풍뎅이

“이것 좀 봐요! 오소리굴에 똥풍뎅이가 있어요.”

선생님의 신나는 목소리가 향하는 곳을 보니 웬 작은 웅덩이에 똥이 있었고, 그 위에 번쩍거리는 벌레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오소리는 땅을 파서 똥을 싸는데 나중에 똥풍뎅이가 그 똥을 먹으러 오고, 다시 오소리는 자기 똥을 먹은 똥풍뎅이를 잡아 먹는다는 것이다.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오소리와 똥풍뎅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계속 오소리굴과 똥풍뎅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07 ULJIN

이소 중인 개미떼

그 외에도 청솔모가 나중에 먹으려고 나무에 끼워둔 솔방울, 죽은 나무에 구멍을 잔뜩 뚫어놓은 딱따구리의 흔적, 뿌리를 뻗을 충분한 자리가 없어서 도태된 나무, 꺾으면 생강냄새가 나는 생강나무, 검은콩처럼 생긴 냄새가 거의 없는 고라니똥, 북한의 김일성이 너무 좋아해서 국화로 지정됐다는 함박나무꽃 등 해설사 선생님은 시시각각 몰라서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움직임과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처럼 그저 ‘녹색은 풀, 갈색은 흙’으로 여겨졌던 우리에게 전혀 보이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숲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08 ULJIN

함박나무꽃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 알죠? 자연을 좋아하고 즐겨보세요.”

일명 깔딱고개라고 불리는 힘겨운 오르막을 쉼 없이 오르면서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한 설명을 이어가는 선생님의 모습이 멋졌다.

09 ULJIN

박달재 임도를 지나 보이는 전망

10 ULJIN

거북바위

이곳의 유명인사인 거북바위에 내려오는 전설은 조금 복잡하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불영사를 지으려고 하니 그 터에 사람을 많이 해치는 백암산의 호랑이 때문에 나쁜 기운이 서려있다 하여 한 거북이 보고 호랑이를 잡아오라고 시켰다고 한다.

거북이가 호랑이를 잡아 오고 있을 때 의상대사는 불영사 연못에 사는 아홉 마리의 용을 쫓아내고 있었는데 그 영향으로 거북이는 돌이 되었다고 한다. 알 듯 말 듯 한 이야기는 제쳐두고라도 바위는 거북이가 하늘로 올라가려는 듯 굳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니 그 모습만은 분명 거북이이다.

11 ULJIN

노송군락

“이 나무 예쁘죠? 저 나무도 정말 예쁘지 않아요? 이곳을 우리는 분재 정원이라고도 불러요.”

노송군락에 도착하자 선생님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아졌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양지바른 땅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예쁜 소나무들은 마치 분재 같기도 했다.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들이 모여 있어 노송군락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소나무들이 매일 바라보았을 탁 트인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12 ULJIN

불영사로 향하는 길

13 ULJIN

불영사를 향하는 길에 만난 코끼리 바위

불영사를 향하는 내리막길은 무릎까지 낙엽이 쌓여 바닥을 보기가 어렵고 바위도 미끄러우니 더욱 주의하며 발을 내딛어야 한다.

역시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가는 것이 어렵다. 산악인의 진가는 하산시에 나타난다고들 하지 않는가. 해설사 선생님들의 의연한 몸놀림에 감탄하며 조심스레 뒤따른다.

14 ULJIN

산에서 만난 뱀

“잠시만요! 뱀 보려면 천천히 오세요.”

뱀이 나타났다는데 무서워하거나 놀라지 않고 조심스레 관찰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선생님들은 탐방을 하는 도중 마주치는 독특한 나무나 꽃, 바위, 벌레, 똥 등을 끊임없이 사진으로 기록하고 계셨다. 위협적이라 판단하지 않았는지 뱀은 잠시 멈춰있다가 나무 사이로 유유히 사라졌다.

15 ULJIN

불영사 전망대

이번 코스에서 놓치면 안 될 마지막 전망은 불영사 전경이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불영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기막힌 산세와 고즈넉한 산사의 조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이렇게나 깊은 산 속에서 불영사는 자연과 함께 천 삼백여 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16 ULJIN

불영계곡

17 ULJIN

청정한 자연의 맛, 산채비빔밥

불영사 입구에는 산채비빔밥이 유명한 불영사 식당이 있다.
철마다 가장 연하고 맛이 좋은 산나물을 식당 사장님이 직접 채취하여 밥과 곁들여 나오는데 그 맛이 훌륭하여 이미 입소문이 퍼진 곳이다.

고추장 양념을 적당히 넣은 뒤 싹싹 비벼 한입 가득 넣으면 구수하고 쌉싸래한 나물들의 다채로운 향과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청정한 자연의 맛이다. 비빔밥 한 숟가락과 막걸리 한 모금으로 피로가 잊혀 심신이 가뿐해졌다.

“산 한 번 더 탈까요?” 맛있는 자연의 맛은 농담이 절로 나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