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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배우는 역사와 자연의 소중함

울진 왕피천 제1코스 탐방로

동수곡삼거리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탐방로의 대부분은 숲 속 산행이다. 고달픈 삶을 살았던 화전민들의 흔적과 적을 피해 이곳 오지로 피난 온 왕을 기억하며 불리게 된 왕피리 등의 이야기 속을 거닐며 오랜 시간 지켜져 온 청정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본다.

산을 넘으면 왕피천에 다다른다. 양쪽에 산을 끼고 청아하게 흐르는 맑은 물의 경관과 소리는 산행으로 지친 피로를 한 번에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이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금강송 군락지.

옹기종기 모여 상쾌한 산소를 내뿜는 이곳에 도착하면 누구나 드러누워 새파란 하늘을 찌를 듯 수십 미터 높이의 기다랗게 솟은 소나무의 장관을 감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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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구간 코스 안내

코스안내
  • 코스 : 탐방안내소- 박달재- 동수곡삼거리 – 화전마을터 - 왕피천 – 거리고 – 왕피분교 – 실둑교(실제 코스는 차량으로 동수곡삼거리로 이동하여 시작한다.)
  • 길이 : 약 15.2km
  • 소요시간 : 약 5-6시간
울진 왕피천 생태탐방안내소
  • 위치 :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1710
  • 문의 : 왕피천에코투어사업단 054-781-8897
    대구지방환경청 왕피천환경출장소 054-783-9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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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골 옛길

“이런 길이 더 편해요. 천천히 달리면 괜찮아요.”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코스의 출발지인 동수곡 삼거리로 향한다. 쭉 뻗은 도로가 아니기에 도심의 드라이브와는 전혀 다르지만, 이곳의 주민들은 쌩쌩 달리는 도로가 더 어렵고 무섭다고 한다.

동수골은 일제 강점기에 광산이 있던 곳으로 울진군보다도 전기가 먼저 들어왔다고 한다. 예전에는 광산 산업으로 지금보다는 많은 사람과 상가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은 사라지고 자연만이 남아 생태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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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가지가
나왔다 들어간 모습

물을 챙기는 것을 깜박한 우리를 위해 해설사 김형모 선생님은 근처 마을에 사는 다른 선생님 댁에 가서 시원한 얼음물을 챙겨다 주셨다.

"복장이 산행에 걸맞지 않거나 물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출발할 수 없어요."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자연을 즐길 수 없다며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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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생태숲에 있는 ‘옻’

“옻은 꼭 이렇게 사람 팔에 닿기 좋은 위치로 자라요. 옻독 알죠? 조심해야 합니다.”

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뱀이나 멧돼지 같은 동물뿐만이 아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녹색 풀들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가지각색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해설사 선생님께서 주의해야 할 식물,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나무 등을 곳곳에서 설명해 주시니 더욱 깊이 있는 자연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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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건네주신
황금 브로치 같은 솔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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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로 떨어진 자벌레

“자연은 유언으로 물으면 무언으로 답한다”

해설사 선생님은 사심을 버리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오솔길을 걸으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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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목 (소나무와 굴참나무)

병이 든 소나무의 모습, 깊고 깊은 세월을 알려주는 이끼, 굴참나무와 소나무가 하나가 된 연리목, 초록 융단의 그늘사초, 노루나 고라니가 머리가 가려울 때 긁은 나무의 자국, 자신의 몸인 마냥 나무에 붙어 자란 겨우살이, 언제부터였을지 날아온 바위가 박힌 채 자라고 있는 소나무 등 시선이 닿고 발길이 향하는 곳마다 이야기들이 흐르고 있다.

오랜 시간이 축적된 자연의 짧은 찰나를 지나치며 그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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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이 머리를 긁은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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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의 흔적 (아궁이와 밥그릇)

화전정리법 이후 이주한 화전민들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야생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 빽빽이 나무와 풀로 가득한 이곳에 드문드문 빈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화전민들이 마을을 이루며 지냈던 터이다. 수십 년 동안 남겨진 아궁이와 몇 개의 그릇, 빈 소주병 등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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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터의 송진채취 흔적

몇몇 나무에는 송진 채취 흔적이 보인다. 일제강점기의 상처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화전민들이 남긴 흔적이기도 하다.

힘들고 아픈 상처는 여전히 남아 아직도 낫지 못한 상처의 고름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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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 나무와 굴참나무에 대해서 설명하시는 해설사 선생님

저 멀리 황장봉산 동계표석이 있다는 해설사 선생님의 말에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계곡 건너를 살핀다.

‘황장봉산의 동쪽 경계는 조성으로부터 서쪽으로 이십리에 이른다’고 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진 표식이 있다.

이 표식은 조선시대 특별한 관리를 받았던 울진 소광리 숲의 소나무에 관련하여 산림문화자산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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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태의 소나무

“왕들이 피신했던 곳이라고 해서 왕피리예요.”

이런 깊은 산속으로 왕이 피난 왔다. 쫓기고 쫓겨 이곳 오지까지 오게 됐다. 그때처럼 지금도 이곳은 쉽게 올 수 없는 험준한 곳이다. 물론 그렇기에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변치 않도록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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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 가득한 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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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사진을 활용한 프로그램

해설사 김형모 선생님은 관광객들과 탐방을 할 때면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솔잎이 수북하게 쌓인 소나무들 사이에 앉아 쉬며 왕피천 사진을 한 장씩 나누어 준 뒤 찢게 한다. 그리고 풀을 주어 퍼즐처럼 다시 붙여보게 한다. 그제야 우리는 깨닫는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되기 어려워요.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지구의 허파가 아마존이라고 하듯 저는 한국의 허파가 왕피천이라고 생각해요. 지구의 건강, 한국의 건강이 지켜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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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는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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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바라본 풍경

산을 넘으니 왕피천 물길에 다다른다. 나무 틈 사이로 소리로만 들리던 물이 눈앞에 놓여졌다.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물이 꿀맛이다. 왕피천의 물이 흘러와 목을 적셔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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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고마을에서 만난 하얀 개

은행나무 거리를 지나 왕피분교에 도착하자 어디선가 하얀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사람만 오면 좋아서 저렇게 배웅을 해요.”

갑자기 나타난 흰 개는 앞장서 걷다가 우리가 잠시 멈춰 뒤따라 가지 않자 눈치채고 기다려가면서까지 함께 걷고 싶어 했다. 왕피분교에서 실둑마을로 향하는 이 길은 언제나 이름 모를 이 개가 함께한다고 한다. 고맙고 귀여운 개 덕분에 탐방길이 더욱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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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계곡

“엄청 커다란 멧돼지가 물을 마시는 거 보러 갈래요?”

왕피천의 바위들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악어도 있고, 멧돼지도 있다. 수많은 바위는 상상하는 대로 모습을 나타낸다. 해설사 선생님의 커다란 멧돼지는 정말 물에 코를 박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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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리 금강송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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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 마지막 코스인 실둑마을에서 만난 채운

오늘 코스의 도착지인 금강송군락지에 도착했다.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를듯 높고 곧게 솟았다. 소나무들 사이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자니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흩어져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문득 하늘 한쪽에 무지개 모습을 한 채운이 보인다.

“우리 착하게 살았나 봐요. 보기 어려운 건데.”

해설사 선생님과 하늘을 바라보며 행운이 깃든 채운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실둑교를 건넜다. 자연이 선사한 왕피천 첫날의 귀한 선물이었다.